2023 기후서밋 recap ① 지난 1년간 기후기술 생태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나?

소풍벤처스
2024-01-31


Editor’s Note

소풍벤처스의 연례 기후서밋인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이 2회째를 맞이했습니다. 이번 서밋의 주제는 ‘기후기술과 인공지능(Climate Tech and AI)’이었는데요. 기후기술 스타트업과 투자자, 기후전문가와 AI 전문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총 100여명이 모인 이번 행사에서는 인공지능을 비롯한 다양한 기술의 혁신이 기후문제 해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이있는 발제와 논의,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총 3일간 이어진 행사에서는 각각 1️⃣Climate Tech Here and Now (지난 1년간 기후기술 생태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나?) 2️⃣How AI Can Be a Powerful Tool in the Fight Against Climate Crisis (인공지능은 어떻게 기후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을까?) 3️⃣Act on Climate Crisis : AI for Climate (기후를 위한 AI) 이라는 주제로 전문가 발제와 패널토크, 기후테크 스타트업 피칭과 네트워킹 세션이 진행되었습니다.


아래 내용은 행사 1일차 키노트 세션의 주요 발제내용을 갈무리한 것입니다. 본 세션에서는 정책·투자·기술 등 기후를 둘러싼 다양한 영역의 관점에서, 지난 1년간 기후 생태계의 동향과 향후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각 연사들의 인사이트 넘치는 발제내용을 지금 바로 아래에서 확인해보세요!

🌏<2023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 소풍벤처스


오늘날 세계는 3중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전쟁, 고령화입니다. 캐나다에서 최근에 큰 산불이 났어요. 세계 각지에서 전쟁이 확대되고 있고요.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중국조차도 급격한 속도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실 전세계 GDP 그래프를 그려보면 최근 10년 동안 우리는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그런데, 가장 풍요로운 세상의 끝이 전쟁, 기후위기, 고령화라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는지, 질문을 던져볼 수 있을 겁니다. 

한가지 더 생각해볼 것은 풍요의 기반에는 항상 기술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미국 시장에 어떤 제품이 도입되고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할 때까지 걸린 시간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세탁기는 70년 정도, 스마트폰은 13년, 그리고 GhatGPT 유료 사용자 1억명 달성은 고작 한달이에요. 기술이 우리 사회를 앞으로 몰고 가는데 이 가속의 끝은 멸망일까 싶은 것입니다. 게다가 위기의 성질이 바뀌었어요. 지난 30년 동안 사실 우리는 황금시대를 살고 있었고, 그 시대의 위기는 공정성, 분배, 세대 갈등 모두 자원을 어떻게 가져갈까와 같은 경제적 문제였어요. 하지만 지금의 문제는 당장 우리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위기를 맞게 된 것일까요? 문명사적으로 필연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평화의 경제적 귀결> (1919) 에서 경제학자 존 메이너스 케인즈는 산업혁명 이후 풍요로웠던 유럽인들의 삶이 결과적으로 전쟁을 가져왔다고 말합니다. 역사학자 존 키건은 세계대전이 일어난 이유는 역설적으로 세계대전을 수행할 능력을 인간이 갖추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하고요. 그들의 혜안처럼, 인공지능 역시 무언가를 파괴하는 데 다시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있습니다. 철학자 닉 보스트롬은 슈퍼인텔리전스의 등장을 경고했고, 인공지능 기술이 프로세싱해야 하는 거대한 데이터 때문에 탄소배출이 늘어나고 지구를 파괴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기후 위기의 위험은 정치, 정책, 세계 질서로부터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1919년 파리 강화회의와 2015년 파리협정이 오버랩됩니다. 1919년 회의는 독일에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물렸을 뿐,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어요. 2차 세계대전이 터졌지 않습니까? 2015년의 협정도 1919년 파리강화회의처럼 아무 소득이 없는 것이 아니었으면 하고, 우리 회의도 그런 회의가 아니었으면 합니다. 일례로, EU를 만드는 것은 전쟁을 막기 위한 것이었고, 그렇게 유럽은 전쟁을 안 하게 되었죠. 기후 위기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글로벌 거버넌스를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을까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 전지구적 위기를 직시하며, 이 서밋에서 저는 세 가지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첫번째로, 우리는 어디까지 할 수 있나? 지금 개발한 기술만 잘 사용해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고, 지금 없는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R&D에 투자해야 할 수도 있겠죠. AI가 어느 수준인지, 사용가능한 솔루션은 무엇인지, 어떤 것들을 실제로 해보고 있는지 얘기하면 좋겠습니다. 

둘째, 무엇을 투입해야 하나? 우리는 어떤 투자가 필요하고, 어떤 규제가 뒷받침되어야 하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협업해야 하는가? 기후 AI의 거버넌스를 어떻게 만들것인지 고민해 봐야 할 것입니다.




ⓒ 소풍벤처스


기후재난의 심화와 확산, 전쟁, 에너지 안보와 같은 여러 위기 속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위기 속에서 우리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그런데 이 목표 자체가 얼마나 엄청난 것일까요? 80억 인구가 지구 대기 중에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상태, 그러니까 배출량을 제로에 가깝게 줄여야 한다는 것인데요. 온실가스 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인류 1차 에너지의 77%를 차지하고 있는 화석에너지를 30년 이내에 쓰지 않아야 한다는 거죠. 이걸 과연 합의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전세계 150여 국가와 900이 넘는 기업들이 이것을 2050년 이전까지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최근 이슈로는 프랑스의 녹색산업법 전기차 보조금 개정을 들 수 있겠습니다. 9월에 확정되어서 10월 11일에 플랫폼이 열렸는데요. 전기차 제조부터 운송까지 모든 단계의 탄소 배출량을 더해서 점수를 매기고, 보조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80점 만점에 60점 이하면 보조금에서 제외됩니다. 한국 전기차 회사는 물론 많은 기업들이 이 플랫폼에 신청하고 있고, 12월에 결정됩니다. 행정명령을 보면 환경점수 산정방식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습니다. 자동차 구성 부품의 탄소발자국은 물론, 중간 가공 및 조립, 생산지로부터 이동하면서 든 탄소발자국을 계산하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중간 가공 및 조립 항목을 보면, 프랑스, 독일은 낮고, 한국, 일본, 중국은 높습니다. 주목할 점은 한국과 중국의 탄소배출계수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 개정의 파급효과가 자동차산업과 관련된 가치사슬 전반에 나비효과처럼 환산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철강 영역에서는 어떻게 전기의 탄소배출계수를 낮출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배터리섹터는 탄소발자국이 오랫동안 논의되어왔고 제도도 많이 만들어져 있어요. 유럽 중에서도 스페인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는데, 신재생 에너지가 발달하기도 했고, 그리드 패리티를 달성한 점도 고려된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수송과 물류 면에서도 EU가 리드하고 있고, UN 산하 국제해사기구 (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도 탄소부담금 제도를 결정했습니다. 이렇게 모든 영역에서 탄소 발자국이 계산되고 공급망에 엮이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요. 


제도변화와 더불어 산업 변화속도도 빠릅니다. 

EU는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EU 역내 태양광, 풍력을 현 440GW에서 2030년까지 1,100GW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은 에너지부가 가상발전소 (VPP) 에 4조원 가량을 대출했습니다. 특히 중국은 2023년도 중국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 용량이 155GW인데, 원전 155개 용량의 태양광을 한해 동안 설치한 것입니다. 결국 재생가능 에너지가 늘어나면 이것을 관리하기 위한 전력망에 대한 투자라든지 섹터커플링이 같이 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런 변화는 2020년 탄소중립 선언 이후 체계적으로 만들어진 제도적 기반 아래 주진되고 있는 것이고요. 전반적으로 미국, EU는 이미 탄소배출 피크에 다다른 상황이고, 중국도 탄소중립 산업에는 엄청난 우위가 있어요. 이 3개 국가가 한국 수출 비중의 46%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도 중요하죠. 


이러한 변화들은 결국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요? 

첫째, EU, 미국과 중국의 기후 위기 대응은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로의 전환을 하면서, 동시에 보호무역주의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탄소배출량을 측정, 보고, 평가해서 비용을 부과하는 체계입니다. 데이터는 물론, 각 나라마다 고유의 배출계수와 검증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세번째로 화석에너지를 대체하는 재생에너지 기반의 시스템, 소프트웨어, 시장을 준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이 급격한 변화로 인해 숨 막히는 사람들을 위해 어떤 안전망들을 만들어 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2050년 우리는 어떤 에너지 시스템을 만들 것인가? 보고서를 봤을 때, 우리가 뭔가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은 2년 정도인 것 같아요.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따르면, 한국은 2030년에 재생에너지 비율이 21.5%가 되어야 하고, 친환경차는 450만대가 보급되어야 하고, 그린 리모델링은 160만건 이상 해야 해요. 석탄 발전소는 10개 이상 문을 닫고, 신재생에너지는 매년 6GW가 설치되어야 하고요. 저는 이것만 되어도 여기에서 파생할 수 있는 산업이라든지 스타트업의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여기에서 더 갈 수는 없을까요? 한국의 인구는 줄어들고 있고, 2030년이면 한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이 된다고 합니다. 그때도 우리가 제조업이나 수출중심으로 갈 수 있을까요? 에너지나 먹거리, 농업, 돌봄 등 내부적으로 필요한 경제를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다른 사회를 꿈꾸면서 그림을 그리고 만들어 가는 시간, 관점이 저는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녹색전환연구소는 왜 한국 정치인들은 기후 문제를 얘기하지 않는지, 왜 기후 위기가 심각하다고 80% 이상이 답하지만, 실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은지 문제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17,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4년 동안 하면서 우리가 기후 위기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답을 찾아가려고 합니다. 미래세대에게 기후위기를 미루는 건 아닌 것 같거든요. 지금 기후위기가 진짜 우리의 싸움이 되기 위해 해야할 일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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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위기로서 기후위기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있는 것 같아요. 주요 국가들은 이미 140조에 이르는 엄청난 보조금을 쓰고 있고, 그에 맞춰서 VC 금액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스타트업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요. 기업가치 1조 하는 유니콘 기업이 기후 섹터에서는 6년만에 나옵니다. 이 흐름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기술개발 속도가 빠르고, 이 속도에 맞춰 자금이 투입되고 있음을 보여주죠. 


기후투자는 초기 단계 투자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거시경제가 망가졌기 때문에, 기후투자도 당연히 안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 단계 기후테크에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많은 투자자가 기후테크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기후투자가 위축되고 있지만, 전체 투자 시장이 작년도 대비 50% 위축된 반면, 기후는 40%로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 했습니다. 투자 건수는 출처마다 차이가 있지만, 어떤 자료는 투자 금액은 줄었지만 투자 건수는 오히려 8% 늘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규모 자본투입의 리스크는 줄이면서도 다가올 미래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전체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기후테크가 차지하는 점유율이 점점 올라가고 있어요. 또 정부 정책과 보조금 확대, 기후위기의 심화와 맞물려 이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저희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그간 대량 자본이 투입된 시장은 주로 선진국 시장들입니다. 결국 정책이 만들어지는 시장이고, 규제가 시장을 보호하거나 창출하는 데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기 때문에, 제도정비가 먼저 이루어진 선진국을 중심으로 투자가 많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충분한지, 이대로 가도 되는지 논의를 하고 싶은데요. 

가장 핵심적인 문제 중 하나는 탄소가 배출되는 영역과 투자가 성사되는 영역의 디커플링입니다. 모빌리티, 에너지에는 많은 자원이 투입되었는데, 전세계 탄소배출원으로 보면 이 둘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적정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투자자로서 이 디커플링의 갭을 어디까지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또, 초기 기업들을 어떻게 하면 중기-후기로, 즉 규모있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인지도 화두입니다.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고, 그에 맞는 자본도 셋팅이 되어야겠고요. 사실 흔히 Dry Powder라고 하는 투자가능자금은 큰 변화 없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서, 기후투자에 대한 희망과 가능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 자금을 어디로 어떻게 흘려보내야 하는지, 투자자뿐 아니라 정책결정자, 정책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활동가, 연구자가 함께 하는 고민이 중요합니다. 전반적으로 투자금이 많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지금보다 10배 이상의 자금이 투입되어야만 2050년 글로벌 단위의 탄소중립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 글로벌 싱크탱크의 분석입니다.


마지막으로 기후테크의 특징과 이슈에 대해서 짚어보겠습니다. 

대부분의 기후테크는 B2B, B2G 비즈니스입니다. 이것은 시장진입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Hard Tech로서 기술 개발에만 수년이 걸립니다. 정책과 보조금의 영향을 크게 받지요. 지금 존재하지 않지만, 정부 정책에 의해 10년 후에 만들어질 시장, 10년 후의 에너지 시스템, 10년 후의 순환경제 시스템을 보고 미리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겪는 어려움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 보조금에 대한 매우 선명한 가이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수년을 걸쳐 개발한 기후기술이라도  글로벌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한국에서 인정받는 순간, 글로벌에서 바로 복제할 것이고, 반대도 마찬가지일 것이거든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단기로는 반짝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생존은 물론 실제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수도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스타트업에게 더 큰 어려움으로 다가올 것이고요. 이러한 문제는 다른 혁신가들이 마주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고, 절대 혼자 풀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이 고민이 어려운 현실을 풀어내는 것에 계속 일조하려는 바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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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기후변화의 해결사가 될 것인가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주장은 인공지능이 대량의 복잡한 데이터를 빠르게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데 기반합니다. 기후문제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접하지 않는 데이터들을 인식하고, 처리하고 정리해야 하죠. 인공지능의 이런 특징때문에 기후변화영역에서 인공지능을 언급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인공지능은 적응하는 (adaptive), 협응성이 있는 기술입니다. 

공장을 생각해 보면, 컨베이어벨트를 부품들이 지나가면서 완제품이 되어가는 과정에 사람이 보조적인 역할로, 기계의 효율을 최대화하기 위한 하나의 요소로 투입되는 것이잖아요. 이에 반해, 인공지능은 주변환경을 자율적으로, 또는 계획된 대로 인식하고 주변환경에 맞춰 오퍼레이션을 효율화할 가능성을 가진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산을 개간할 때 환경을 파괴하고 무조건 평평한 땅을 만드는 것과,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환경에서 협응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작물을 길러내는 것의 격차는 명확할 것입니다. 즉, 인공지능은 인간 및 환경과 협응가능한 기술입니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식을 어느 정도 흡수해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구조적인 데이터는 물론 비구조적인 데이터도 학습하기 때문에, 암묵적인 지식도 흡수해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인 것이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그리고 다방면의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가 인공지능으로부터 우리가 무엇을 도움받을 수 있고, 협업할 수 있고, 그로부터 배울 수도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기후문제를 해결해 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인공지능은 어디에 적용될 수 있을까요? 

2019년 발표된 <Tackling Climate Change with Machine Learning>라는 논문은 머신러닝, 인공지능, 딥러닝이 어떤 도메인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인가를 집대성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크게 7개 비즈니스 도메인을 언급하고 있어요. 전력 시스템, 빌딩, 토지사용, 공정, 운송, 기후예측, 사회적응이 그것입니다. 특히, 사회적으로 어떻게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서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과 공감대를 형성시켜나갈 것인가에도 인공지능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좀 더 기능적인 관점에서 보면, 다음 다섯가지 영역에서 인공지능의 활용을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시스템의 운영을 효율화하는데 인공지능이 많이 쓰이고 있어요. 두번째는 정보를 모으는데, 세번째는 예측입니다. 네번째는, 특히 기후모델을 중심으로 상황이 어떻게 변화할지 시뮬레이션을 하는데 인공지능이 사용되는 것이죠. 다섯번째는 과학적 발견을 용이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한 다양한 인공지능 활용사례가 있습니다. Axle energy는 한국에서도 많이 이야기했던 수요대응(Demand Response)을 인공지능을 통해 효율화하는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Axle는 냉난방장치, 자동차 등 여러 장비를 API를 통해서 연결하고, 그 장비를 Pool로 관리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전력망에 수요가 있을 때 장비 pool에서 제공할 수 있는 전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어떤 조합으로 비딩을 해야 최적화된 비딩인지,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면서 이윤을 최대화할 수 있는 최적화에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것이죠. 


기후변화라는 토픽에 인공지능을 적용할 때의 고려사항은 다음 네가지로 소개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다른 모든 기술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은 우리의 수고 없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습니다. 외부에 이미 이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서의 솔루션이 나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닥부터 모든 것을 만드는 스타트업을 많이 봐요. 이보다는 기존에 있는 솔루션을 활용하는 것에 인공지능을 쓰는 것도 좋은 접근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이것만이 단 하나의 솔루션인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단순한 기술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요. 

세번째는 국내 규제 당국, 연구자, 스타트업, 투자자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데, 국제적인 협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이 판단을 한다는 점에서 나오는 리스크가 있어요. 인공지능이 뭔가 문제를 일으켰을 때 어떻게 컨트롤할 것인지를 함께 고려해서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1998년 콜로라도 덴버에서 열린 뉴 테크 컨퍼런스에서, 닐 포스트만 교수님이 사회와 기술의 관계에 대해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결국 기술은 기술일 뿐이다. 기술은 항상 양면성을 갖고 있고, 인간과 사회가 이것을 어떻게 도입하고 쓰느냐에 따라 장점이 극대화될 수도 있고 단점이 극대화될 수 있는데 우리의 스탠스가 중요하다고요. 인공지능도 기술입니다. 다만 과거의 기술과의 차이를 이해하고, 기후변화에 적용하는 데 우리가 힘을 모으면 좋겠습니다.


각 세션의 자세한 발제내용이 더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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