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클라이밋 | 스타트업을 위한 기후정책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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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8

소풍벤처스의 기후 네트워크 프로그램에서는 매월 국내외 기후· 환경 전문가, 투자자, 연구자, 창업가 등을 모시고 기후테크와 스타트업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19일에는 <스타트업을 위한 기후정책 가이드> 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행사 1부에서는 '스타트업을 위한 기후정책 가이드 - 기후정책 가이드북, 어떻게 읽어야 하나'를 주제로 사단법인 넥스트 이제훈 선임연구원의 기후정책 가이드북의 배경과 목적, 주요내용에 대한 브리핑이 있었습니다. 행사 2부에서는 사단법인 넥스트의 김승완 대표가 모더레이터로, 1부 발제자 이제훈 선임연구원과 인코어드 이효섭 부사장,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경민 교수, 플러그링크 강인철 대표, 그리너리 황유식 대표, 소풍벤처스 한상엽 대표가 전환, 산업, 수송, 건물, 투자 영역에서 기후정책 인사이트를 나누는 패널토크를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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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스타트업을 위한 기후정책 가이드 - 기후정책 가이드북, 어떻게 읽어야 하나


사단법인 넥스트의 이제훈 연구원은 2023년 4월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이하 기본계획) 발표가 기후정책 가이드북 발간의 계기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기본계획 행간의 기회와 장벽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가이드북을 통한 기후테크 거버넌스에 대한 이해는 기후테크기업들에게 특히 중요합니다.우선, 수요가 모여야 공급을 움직일 수 있다는 관점에서 단일 기업보다 얼라이언스를 구성하거나 비영리기관과 협업하는 것이 규제당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몇조 몇항의 변화가 정량, 정성적으로 효과가 있는지 구체적인 정보 확보는 전략적인 접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이드북은 앞의 두가지가 준비되어 있지 않더라도 이슈를 먼저 제기해야 고객, 규제당국에게 기후테크 기업으로 인지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가이드북은 기후테크 시장 및 정책 이해를 위해 다음 두가지 관점을 택했습니다. 우선, 배출 부문 체계로 구성된 한국의 기후정책 현황을 고려하여, 배출부문 체계 (전환, 산업, 수송, 건물) 를 기반으로 기후정책, 기후테크를 논의합니다. 두번째로, 저탄소 경제로 진행될 수록 배출비용이 증가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 비용을 상쇄하고 성장동력으로 이끄는 것이 바로 기후테크라는 점에 가이드북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가이드북은 기후정책과 기후테크를 연결하는 첫번째 섹터와, 전환, 산업, 수송, 건물 4개 부분의 기후테크 생태계에 대해서 자세히 논하는 두번째 섹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후정책과 기후테크의 가치: 기후테크는 탄소중립을 위한 선결 과제입니다.


가이드북은 탄소중립달성에 있어 기후테크가 갖는 세가지 가치를 강조합니다. 우선, 기후테크는 탄소중립을 위한 선결 과제입니다.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량 중 50%는 현재 시장에 존재하고 있는 기술을 적용해 달성할 수 있는 영역이지만, 나머지는  혁신적 기술을 개발해야만 달성될 수 있는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두번째 가치는 기후테크가 저탄소 경제의 성장동력이라는 점입니다. 저탄소, 저감기술의 혁신이 저탄소경제로의 이행에서 증가하는 비용을 상쇄하는 한편, 혁신동력으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기후테크는 투자유치의 핵심요소입니다. 한국의 기후테크 삼극특허 (미국, 일본, 유럽 특허청에 모두 등록된 특허) 점유율은 7%로 낮은 편이지만, 성장추세는 25%로 OECD 평균 (19%) 보아 추가적인 투자가 기대되는 분야입니다.


전환, 산업, 수송, 건물 4대 배출 부문 기후테크 생태계


전환 부분에 있어, 기본계획은 청정에너지, 수요 효율화, 시장 및 제도 개선을 중심으로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절반에 가까운 감축 목표를 제시합니다. 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한 전환노력은 필연적으로 전기 수요의 증가를 가져옵니다. 기존 공장, 자동차, 난방 등에 쓰인 화석연료를 전기로 대체하는 전기화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조달과 조달 환경 개선을 위한 녹색금융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본계획은 효과적인 전환을 위해 3가지 기후정책을 제시합니다.  첫번째는 분산에너지 활성화특별법, 두번째는 녹색금융, 세변째는 전력시장에 대한 제도 개선입니다.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은 논의가 지속됨에 따라 시장개방과 자유도가 확보될 것으로 보이지만, 원가기반의 요금 체계가 작동하지 않는 한국의 사정을 고려하면 논의할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녹색금융은 녹색금융의 수요가 증가세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기업의 높은 접근성에 비해 다른 플레이어들은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마지막으로, 전력시장 체계개선은 제주도를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분산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이지만, 정책적으로 불확실한 부분도 있습니다. 예컨데, 저장전기판매사업, 분산에너지 통합발전소에 대해서는 제도가 정확히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RE100과 연관된 녹색금융상품이 출현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RE100을 중심으로 시장기회를 찾아보는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산업 부문에 있어, 기본계획은 한계 기술, 투자리스크에 대한 경감, 배출권거래제를 통해 11.4% 감축목표를 설정했습니다. 한국의 산업부문은 연료, 원료 전환 목표가 수립되어 있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 두가지 기후 정책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우선, 한계 돌파형 기술 개발입니다. 유럽을 중심으로 저탄소 기술을 활용한 제품군에 프리미엄이 붙고 있는데, 이마저도 공급량에 비해 수요가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한계 돌파형 기술 제품군에 대한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술에 수반되는 에너지, 원자재를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한 전략은 아직 없습니다. 다음으로, 배출권거래제는 자발적 탄소시장과 연계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자발적 탄소시장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서 성급한 연계는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규제적 탄소시장의 유동성 한계, 자발전 탄소시장의 신뢰성 이슈를 선제적으로 해결하고 점진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해외를 중심으로는 DeepTech 분야를 중심으로 기후테크가 나타나고 있고, 탄소 크레딧을 만들기 위한 녹색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들과, 그 녹색 프로젝트에 대한 성과를 인증하고 측정하기 위한 인증 기관들이 다수 나타나고 있고요.


건물 부문은 신규 그리고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화를 통한 32.8% 감축 목표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주거 연한, 목적별 에너지 수요에 따라서 기후테크 생태계를 분류할 수 있는데요. 주거 연한 측면에서 한국의 노후 건축물은 2015년 기준 75%로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목적별 수요 측면에서는 주거용 난방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요.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녹색건축물 등급제가 있는데요, 기본계획에서는 그린리모델링과 히트펌프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둘 다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화를 달성하면서, 에너지 전환을 이루어내야 합니다. 높은 초기비용이 가장 큰 장벽인데, 이 초기비용을 녹색건축물의 기대편익에 반영하고 자산시장에 반영되어서 부동산시장에서의 가치로 환산해주는 유럽의 금융적 접근이 시사하는 점이 큽니다.


수송 부문은 신환경차 보급, 대중교통 효율화, 내연기관 수요 관리를 중심으로 37.8% 감축목표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통합이동서비스(MaaS)와 전기차 충전 시장에 대한 관심이 큽니다. 교통혼잡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고유형 모빌리티, 수요응답형 대중교통 등 통합형 이동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적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운수사업법을 중심으로 규제가 촘촘하게 설정되어 있고, 기존 사업자들과의 갈등도 예상됩니다. 전기자 충전 시장은 회사, 산업 시설 같은 목적지를 중심으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서비스의 낮은 경제성과 소비자 인식이 장벽으로 예상됩니다. 통계로 보면 한국은 전기차 충전기 보급율과 접근성이 상당히 좋은 것으로 나타나는데요. 이 점들을 모두 고려하면, 보급율이 높아 보일지라도 경유지, 고속도로 등에 주로 설치되어 있어 설치지점과 충전량의 미스매칭이 문제입니다. 우리가 실제로 생활하는 곳에 충전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아직까지 사용자 수준의 불편함이 있는 것이죠. 


종합하면, 전환부문 기후테크 기업의 방향성은 명확합니다. 수송, 건물, 산업분야의 전기화에 대응하여 청정전력 수요가 증가하는 것이죠. 그만큼 리스크가 줄어든다는 것이지만, 대신 전력시장 세부 운영규칙과 특별법  조항 등 법/제도의 디테일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력시장 운영 규칙 한줄이 실제 사업모델로 바뀌는 경우도 있을 만큼 한줄한줄이 중요합니다. 산업은 DeepTech 선도기술을 확보해야 합니다. 현재 한계기술 등 저탄소기술 선점을 위한 국제경쟁이 치열하고, 그러다보니 기후테크 기업의 유연한 자원투입 역량을 활용한 경쟁력 확보가 핵심이 될 것입니다. 수송은 전기차 충전을 에너지 사업으로 보면서, 스마트 충전 P2M에 대응해야 합니다. 특히 대기업 등 유의미한 시장 플레이어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규제 개선을 논의하기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건설은 한국형 솔루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금융시장과 연계하지 않으면, 건물을 소유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기가 어려울 것이고요.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떤 제도의 개선이 필요한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Part 2: 패널토크


"한국의 전환시장에서도 전환 과정의 효율화에 가치를 부여하는 정책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Q. (김승완) 전환 부분의 방향성은 명확하기 때문에 기술력과 더불어 보조금을 넘어서 실질적인 사업성이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전환 부문 시장에서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찾기 어려운 것 같은데, 시장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A. (이효섭) 전력시장은 100조 정도 규모로 이야기됩니다. 하지만,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기업들이 실제로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는 그 정도가 되지 않습니다. 전력산업은 특히 전통적인 가격, 이윤결정방식을 따르기 때문입니다. 즉, 설비를 얼마나 투자했는지에 맞춰서 비용을 과금하는 구조입니다. 미국같은 선진국도 이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아요. 따라서 새로운 기업들이 전환과정을 효율화하는 데서 만들어지는 가치를 잘 인정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 미국에서는  설비 중심에서 벗어나, 효율화, 소프트웨어를 통한 효율화에 인센티브를 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어요. 한국의 전환시장에서도 전환 과정의 효율화에 가치를 부여하는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배출권거래제 시장 통합의 전제조건은 자발적 배출권거래 시장의 성숙입니다."


Q. (김승완) 자발적 배출권거래 시장이 국가 배출권거래 시장과 만날 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으신가요?


A. (황유식) 사실 국내 배출권거래제는 잘 설계되어 있는 편입니다. 국가가 주도해서 감축 제도를 만들고 안되면 패널티를 주는 이런 의무시장을 갖춘 국가는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도는 초기에는 많은 효과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국가가 모두 다 배출하지 말라는 그런 패널티를 줄 수가 없어요. 결국 넷제로를 해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일정 부분은 가이드라인을 주고, 그 이상의  감축은 플레이어들끼리 주고 받는 운용의 묘를 발휘해야만 추가 감축이 가능합니다. 국가 배출권거래제는 2030년까지 전체 배출량의 20% 정도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4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고요. 국가가 더 가이드를 줘서 가능할까요? 사실상 쉽지 않은 것입니다. 유럽에서는 자발적 요구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BMW는 자동차 부품사에 배출량을 리포팅할 것을 요구하고, 감축에 대해서도 계획을 밝힐 것을 요구합니다. 자동차 부품사 입장에서는 계획이 없으면 거래를 못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저희와 이야기해서 배출량 측정, 넷제로 전략 수립, 리포팅을 하는 시스템을 맞추는 작업을 하는데 이것이 자발적 시장이 작동되는 것입니다. 국가와 자발적 배출권거래시장은 지금은 따로 운영되고 있지만 넷제로를 지향한다면 결국에는 합쳐져야 합니다. 이걸 지향한다면, 추가적인 감축을 인정해줄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면서 믹싱을 하고, 글로벌 이전도 되는 제도로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 (이제훈) 사실 배출권거래제가 제도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가격과 유동성에 문제가 많고, 재량으로 제도가 바뀌다 보니 사업자들의 혼란도 있습니다. 황유식 대표님 말씀대로, 자발적 감축시장이 궁극적으로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어떤 방향으로 갈지에 대한 가이드는 전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공급면에서는  다양한 파생상품들이 나오는데, 소비자들은 이것이 진짜 탄소중립과 연결이 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시장을 성급하게 연결하는 것은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요.


A. (황유식) 맞습니다. 자발적 배출권거래시장이 2년 전에 붐이었다가 최근에는 주춤한 상황입니다. 통합을 위한 전제 조건은 자발적 배출권거래시장(VCM)의 가이드라인이 명확해야 하고, 활용방식의 스탠다드도 필요합니다. Verra, 골드스탠다드와 같은 선도기업들도 통일성이 부족합니다. 유럽 중심으로 자발적 크레딧 인증 기관끼리의 카르텔이 형성되는 것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유럽 중심의 6개 기관들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고, 올해 중순에 방법론을 공유하고 인증체계를 만들겠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VCMI, ICVCM에서도 상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5월 중순에 나올 예정이고요. 아직 초기 시장이지만, 가이드라인을 갖추고 나면 통합의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출발지와 경유지 충전 모두 전기차 수요를 충당하면서 성장할 것입니다.."


Q. (김승완) 수송분야에서 앞으로 목적지 충전 서비스가 유망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강인철) 보통 목적지와 경유지 두가지로 구분을 많이 하지만, 출발지라고 하는 분류를 추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만 한국은 단독주택보다 공동주택 비중이 훨씬 높은 국가이기 때문에 출발지 중심의 공용 충전 인프라가 요구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정책적 방향성은 출발지 충전기 확보이고, 그래서 의무 비율이 있었던 것이고요. 출발지는 가장 저렴한 시간대의 전기를 저렴한 충전 인프라를 통해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목적지는 상대적으로 준최적지이고, 경유지는 초급속 충전 인프라에 낮시간에 충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거주지보다 2배 가량 비싼 요금을 사용해야 하고요. 전기차 보급에 있어 실사용자들이 느끼는 가장 큰 불편함은 경유지 충전 인프라의 부재입니다. 전기차 사는 것 자체를 꺼리게 되죠. 그래서 국가 입장에서는 급속 충전기 경유지를 보급하는 게 전기차 보급 전반에 잇어서는 선행요소가 됩니다. 실사용자 입장에서는 거주지에 충전기가 있으면 사실 다른 충전 인프라가 거의 필요가 없고, 목적지에 충전 인프라가 있으면 장거리 이동을 빼고는 충전이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고요.


Q. (김승완) 보급을 위해서는 경유지 충전이, 사용자 편의를 위해서는 출발지 충전이 더 필요한 것 같은데, 이 두 서비스가 서로 상쇄되는 효과가 있지는 않을까요?


A. (강인철) 출발지나 목적지 충전 인프라 구축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공동주택이나 상업시설의 전기용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기차가 늘어나면서 특정 시점 이후에는 충전 인프라를 더 구축할 수 없는 계통적, 물리적 제약이 나타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가장 편리한 충전기보다, 더 비싸고 불편한 충전을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출발지와 경유지 충전 모두 전기차 수요를 충당하면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높은 초기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정부 금융정책이 없으면, 건물 부문은 지난한 미션입니다"


Q. (김승완) 현실적으로 건물에 기후테크가 적용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A. (김경민) 사실 건물 부문의 온실배출량이 제일 큽니다. 모빌리티는 15%인데, 건물은 17%이고요. 그래서 녹색건물이 되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부동산은 초기 자본이 엄청나게 들어갑니다. 현실적인 비용을 계산해보면 실제 전환이 가능한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지원금 갖고는 어림도 없습니다. 그래서 정부 정책을 통한 금융상품이 필요합니다. 미국의 BlocPower는 이전 주택을 히트펌프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에너지 사용으로 전환해주는 회사인데요, 히트펌프를 바꿀 때 돈을 받지 않았거든요. 사실 정부의 파이낸싱 프로그램으로 가능한 것입니다. 정부 금융정책이 없다고 할 때, 건물 부문은 지난한 미션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A. (이제훈) 건물 부문의 핵심정책인 그린리모델링과 히트펌프 모두 초기 비용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구독료 모델로 이 문제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히트펌프는 아파트 중심의 주거 형태에 적응해야 하는 문제가 있고, 누진 요금제도 문제가 됩니다. 각각은 창문형 히트펌프, 충전 전용 요금 등의 제도화로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Q. (김승완) 온실가스의 감축 수단으로 히트펌프는 논쟁적인 것 같습니다. 교수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A. (김경민) 결국 초기 비용의 문제입니다. 다만, 미국과 달리 한국은 아파트를 대단지로 건설하기 때문에 초기 비용을 낮출 여지가 있습니다. 히트펌프는 금융화의 문제가 핵심입니다. 결국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수익률이 문제입니다. 수익률은 분자는 운영수입, 분모를 가치로 합니다. 운영 수입에 세제 혜택을 강력히 주고, 20억 상품에 연 2% 10년 프로그램이 나온다고 한다면 가능해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안 하겠지만요. 


사실 국내에서 부동산에서 기후테크를 적용하는 관점은 없습니다. 세계적으로나 미국에서는 대규모 펀드 회사들이 ESG를 중심하기 때문에 경우가 다릅니다. 미국에서는 저소득층이나 중산층을 위한 임대 아파트를 대형 리치 회사들이나 CDC라는 지역 비영리 민간 개발 회사가 건설합니다. 이것의 시작은 7, 80년대 미국정부의 Low Income Housing Tax Credit (LIHTC) 금융상품이거든요. 텍스크레딧 상품을 만드니까 월스트리트 자본이 민간 임대 아파트에 들어오는 거예요. 그러니까 미국 정부는 재정 투입을 안하는 대신 10년치의 세금을 포기했고요. 월스트리트 자본은 1달러 당 5-80센트의 텍스 크레딧을 얻었습니다 .민간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새로운 건축 시장을 열었고요. 처음 시작은 돈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경험이 되고, 포드 파운데이션 같은 자본에서 선의로 임대 아파트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고요. 텍스크레딧과 같은 정부 정책이 새로운 플레이어를 등장시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후산업 전반을 SOC 급으로 간주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Q. (김승완) 기후테크에 정말 투자금이 돌고 있습니까?


A. (한상엽) 일단은 예스입니다. 하지만 체감은 안 되실 겁니다. 우선, 대부분의 기후 쪽 펀딩은 론이거든요. 기후테크 기업들에게는 벤처캐피털이 익숙하고, 이 마켓에서 투자금은 주로 에쿼티, 즉 지분투자로 들어옵니다. 그러니까, 절대적인 자금양에서 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인프라성 투자로 자본이 흘러가기 때문에 초기 기후테크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계속적으로 자금 부족을 느끼는 것이 현실입니다. 두번째로는, 기후테크를 위한 시장도 자갈밭입니다. 벤처캐피털이 아직 학습이 안 되어 있습니다. 스탠퍼드의 존 도어라는 전설적 투자자가 조 단위 기부로 기후스쿨을 만들었고, 2010년 전후로 전세계 기후테크 투자 광품을 만들었는데, 이후에 수익률이 처참하게 떨어졌거든요. 제가 느끼기로는, 테크나 대기업에서는 이미 과거로부터 인사이트를 도출해 비즈니스 단계로 나갔는데, 벤처캐피털이나 자본집행단계에서는 여전히 과거의 두려움에 잡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본의 흐름은 상대적이어서 수익률이 높은 곳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기본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어서, AI, 바이오와 같은 전체적인 트랜드에서는 잘 안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후를 산업이라고 하면, 사실은 기존 사업들과 완전히 분리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기존 분류된 시장에 소급되어 이해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종합하면, 한국에서 기후테크나 기후금융의 한계는 이것을 인프라 금융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못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의 SOC 급의 투자를 한다고 생각하고 정부 주도로 투자를 하든지, 김경민 교수님 말씀대로 민간 인센티브를 확실하게 부여하는 형태가 필요합니다. 기후산업 전반을 SOC 급으로 간주하지 않는 것이 현재의 문제고, 그러다보니 분명히 시장에 돈이 있다는 통계는 있는데 현장에서 자본을 찾기 어렵고, 자본을 테크기업에게 공급해야 하는 벤처캐피털이나 PE들은 아직까지 시장이 성숙하지 않은 것 같아서 투자하기는 이른 것 같고, 이런 상황들이 혼재된 것으로 보입니다.


| 요약 및 윤문 : 박윤중

| 편집 : 소풍벤처스